A. 어린 시절부터 식물을 유난히 좋아했습니다. 산과 들에 피고 자란 식물들은 절대 질리는 법이 없었지요. 흔한 표현으로 빠져 살았습니다. 결혼 초기에 생활이 어려워 제대로 된 집 한 채 없이 가난하던 시절에도 작은 공간에 화단을 만들어 꽃을 키웠을 정도니까요. 꽃을 살 돈은 없었지만, 서울 근교에 있는 화훼시장에 가면 구매하지 않고도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. 수없이 드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. 70년대에 들어서 형편이 조금 나아진 덕분에 본격적으로 야생화를 구하러 다녔습니다. 2000년대에는 야생화로 개인전도 열고 작품집도 선보였어요.움츠려 있다가 활짝 핀 인생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, '꽃과 함께했던 덕분인 게 아닐까'하고 생각합니다.